건설기술진흥법 판례여행 스물한 번째 사례
감리업무는 언제 종료하는 것일까?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 정유철, 한수연, 강선주
공사는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의 성질을 가지고 있지만, 감리는 상대방의 사무를 처리하는 위임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공사를 완성하지 못한 시공사는 끝까지 공사를 할 의무를 지게 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감리사는 위임된 기간까지 감리업무를 처리하면 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다면, 정말 약정된 감리기간이 종료되면 그 때 감리업무도 종료된 것으로 보면 될까?
이 사건에서, 감리자는 1983. 4.경 발주자와 사이에, 철근콘크리트조 및 연와조 평옥개 3층 건물에 4층 99.2제곱미터의 주택을 증축하는 공사의 설계 및 공사감리 계약을 체결하였다. 감리자의 설계 및 감리하에 위 4층 증축공사가 진행되어 1983. 10. 초순경 공사를 완료하였다.
그러나, 증축공사기간 중 이웃집에서 불법공사 운운하는 등의 민원과 정화조용량문제로 준공이 유보되었다. 1986. 4. 초순경 위 문제가 해결되어 감리자가 같은 달 중순경 준공신고서에 서명하여 발주자에게 주면서 관할구청에 접수하라고 하였다.
그런데 발주자는 준공신고서를 관할구청에 제출하지 않고 준공검사도 받지 않은 채 그냥 건물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1988. 10.경부터 무단용도변경을 하고, 무단대수선등의 공사를 하였다.
이를 발견한 00시장은 1991. 4. 26. 감리자에게, 구 건축사법 제20조 제2항의 성실의무를 태만히 하여 위반사항을 발생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구 건축사법 제28조에 따른 4개월간의 건축사업무정지 처분을 부과하였다.
감리자는 1986. 4.경 준공신고서에 서명하였다. 그런데 2년이나 지난 뒤에 발주자가 무단으로 공사를 하였고, 또 그로부터 2년 반이나 지나 처분을 받게 되니 억울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
이에 감리자는 준공신고서에 서명까지 하고 실질적으로 감리업무가 종료되어 더 이상 감리업무를 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업무정지 처분의 취소를 청구하였다.
과연 이런 주장이 대법원에서 받아들여졌을까?
대법원은, ‘건축사의 공사감리업무는 공사감리업무를 종료하고 이를 건축주에게 보고하고 준공신고서에 서명함으로써 일단 끝난다고 하겠으나, 준공신고 된 건축물이 준공검사에 불합격되면 건축주는 공사시공자로 하여금 공사를 다시 하게 하여 준공신고를 하여야 하고, 이 재신고서에도 공사감리자인 건축사의 서명이 필요하므로 이 경우에 공사감리자의 감리업무가 최종적으로 종료되는 시기는 준공검사에 합격됨으로써 더 이상 당해 건축물에 대한 감리를 필요로 하지 아니하는 때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1992. 11. 24. 선고 91누12172 판결).
결국 대법원은 공사감리자의 감리업무가 최종적으로 종료되는 시기는 준공신고서에 서명을 한 때가 아니라, 준공검사에 합격됨으로써 더 이상 당해 건축물에 대한 감리를 필요로 하지 아니하는 때라고 판단하였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준공신고서에 따라 준공검사에 합격이 될 것이어서 특별한 문제가 없겠지만, 준공검사에 불합격하거나, 이 사건처럼 준공신고서가 제출되지 않은 예외적인 경우라면 감리자의 업무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감리업무의 종료 시점은 준공신고서 서명 후 준공검사에 합격한 때라고 볼 수밖에 없으니, 준공검사에 합격한 것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