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술진흥법 판례여행 열아홉 번째 사례
감리계약이 도중에 종료될 경우 보수의 정산 방법은 무엇일까?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 정유철, 한수연, 강선주
대법원은 공사감리계약의 성격이 감리의 대상이 된 공사의 완성 여부, 진척 정도와는 독립된 별도의 용역을 제공하는 것을 본질적 내용으로 하는 위임계약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면서 보수를 기간별로 정한 경우에 공사의 공정률에 비례하여 산정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감리를 수행한 기간 중 이행기가 도래한 약정감리비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감리사는 A아파트 신축공사의 감리자로 지정되었는데, 발주자가 중간에 한 번 바뀌어 최종적으로 아래와 같은 감리계약을 체결하였다.
- 감리기간: 1997. 6. 10. ~ 1998. 8. 31.
- 보수: 6억 원
- 보수의 지급방법
착수금 1억 2천만 원: 기존 발주자로부터 지급받은 것으로 갈음
1차 중도금 1억 원: 1997. 9. 10.
2 ~ 4차 중도금 각 1억 원: 1997. 12. 10. ~ 1998. 6. 10. 매 3개월마다
잔금 8천만 원 : 사용검사 신청시
그런데 1997. 12. 9. 새로운 발주자도 부도가 나고 감리사는 1997. 12. 16. 감리용역 중지를 요청받아 1997. 12. 22. 관할군청에서 감리업무 중지요청을 수리하였다.
결국 감리사는 1997. 9. 10.과 12. 10. 각 받기로 한 1, 2차 중도금 합계 2억 원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고, 이를 감리비 보증사에게 청구하였다.
그러자 보증사는 이 사건과 같이 공사의 착공이 지연되고 중도에 공사가 중단된 경우에는 감리계약상 정하여진 감리비 지급일정에 따라 감리비를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 공사의 기성고의 비율에 따라 정
산한 감리비 또는 실제 감리가 이루어진 기간에 따라 정산한 감리비에서 위 착수금 1억 2천만 원을 공제한 금액만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공사감리계약의 속성 등에 비추어 볼 때, 감리계약이 도중에 종료된 경우 그 사무에 대한 보수의 범위는 수행한 감리업무의 사무처리 내용을 중심으로 정하여야 할 것이고, 그 보수를 정함에 있어서는 민법 제686조 제2항 단서, 제3항의 규정에 따라, 기간으로 보수가 정해진 경우에는 감리업무가 실제 수행되어 온 시점에 이르기까지 그 이행기가 도래한 부분에 해당하는 약정 보수금을 청구할 수 있고, 후불의 일시불 보수약정을 하였거나 또는 기간보수를 정한 경우에도 아직 이행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부분에 관하여는 감리인에게 귀책사유 없이 감리가 종료한 경우에 한하여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00. 8. 22. 선고 2000다19342 판결).
비록 업무는 독립적이지만 그 운명이 사업이나 시공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는 감리업무의 특성상, 사업이 좌초되거나 시공이 중단됨으로 인해 감리업무도 도중에 종료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리고 감리계약의 상당수가 중도금을 여러 번에 나누어 받는 방식 즉, 기간으로 보수를 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경우 감리사의 귀책만 없다면 도중에 감리계약이 종료되더라도 이미 기간이 도래한 중도금은 그대로 지급받을 수 있으며, 그 이후로서 아직 기간이 도래하지 않은 중도금 내지 잔금 부분만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비율적으로 지급받게 된다는 점,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