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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여행12] 설계와 다른 시공으로 인해 발생한 사망사건에 대해 감리사도 책임을

등록일: 2022-10-04 조회: 4
건설기술진흥법 판례여행 열두 번째 사례


설계와 다른 시공으로 인해 발생한 사망사건에 대해 감리사도 책임을 져야 할까?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 정유철, 한수연, 강선주


시공과 더불어 감리는 우리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직결되어 있다.

이 사건에서, 시공자는 개인인 발주자로부터 발주자 소유 주택의 신축도급을 받았다. 위 주택에서 보일러와 연결할 굴뚝은 벽돌로 건물 외벽에 잇대어 설치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시공자는 이를 설치하지 아니한 채 건물 내벽의 외벽쪽을 일부씩 깎아낸 다음 직경 100mm의 PVC 파이프를 내벽과 외벽 사이에 매설하여 보일러의 연통과 연결하도록 함으로써 굴뚝을 대신하였다.
그에 따라 내벽의 두께는 불과 25mm 정도에 불과하게 되고 위 연통이 내벽에 가하는 압력, 헐어낼 때의 충격과 난방시 연통의 열로 위 내벽에 균열이 생기게 되었다. 그런데 시공자로부터 보일러 시공을 하도급 받은 하수급인은 위와 같이 벽 사이에 굴뚝대용으로 설치한 파이프와 보일러 연통을 연결함에 있어, 연통과 연통사이를 단단히 접착시키지 아니하였고 그 연결부위에 "엘"(L)자 밸브를 끼우지 아니한 채 방치까지 하였다.

발주자로부터 위 건물의 공사감리 및 준공검사를 의뢰받은 감리자는 현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2개를 설치하게 되어있는 설계도와는 달리 굴뚝 1개가 설치되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이 벽 사이에 굴뚝대용의 파이프가 설치된 사실에 대하여 공사도중이나 완공 후에도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감리자 명의로 건물현황과 상이한 내용의 건축물 준공조서 및 검사조서를 작성 후 그대로 준공검사가 이루어졌다. 발주자는 가족과 함께 입주하였다.

이후 위 건물 연탄아궁이에서 발생한 연탄가스가 위 연통에서 새어나와 균열된 내벽 틈을 통하여 방안으로 스며 들어왔다. 방에서 자고 있던 발주자의 두 아들은 중독되어, 1인은 뇌경색, 흡인폐염 등으로 사망하였고, 다른 1인은 뇌수종 등으로 인하여 사지 및 척추강직과 언어감정표현장애 등으로 인하여 평생 불치의 식물인간이 되었다. 이에 대해 발주자는 시공자와 하수급인 및 감리자를 상대로 아들의 사망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건축사가 행하는 준공검사를 위한 검사는 당사자의 위탁에 의하여 행하게 되는 감리행위와는 별개의 업무로서 행정청의 검사업무를 법령에 의하여 대행하는 것이다. 건축주로부터 공사감리를 의뢰받은 건축사가 당해 건축물에 대하여 그와 같은 검사행위를 함에 있어 잘못이 있으면 그로 인하여 건축주뿐 아니라 그밖에 다른 사람이 입는 손해에 대하여도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1989. 3. 14. 선고 86다카2237 판결).

설계-시공-감리로 이어지는 건설에 있어, 각 단계에서 하자가 발생하는 경우 치명적인 인명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들이 있다.

이 사건에서는 물론 사실관계도 그렇지만, 대법원은 감리사의 책임이 명확하다고 보았다. 다만 법리적인 측면에서 시공감리상 책임과 준공검사를 위한 대행검사상 책임이 구분된다는 점을 추가로 판단하였다.

기술적으로는 1983년에 발생한 이 사건을, 건설산업이 눈부시게 발전한 현재에 대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법리적으로는 대법원이 세운 감리자의 책임에 관한 법리가 이후에도 줄곧 유지되어 마침내 확립되었고, 설계와 시공 기술의 발달에 따라 오히려 감리자의 책임은 더욱 어렵고 무거워졌다.

이런 경향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꼭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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